이제 우상혁이 더 큰 미소를 짓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2022년 세계 정상을 향한 여정의 출발점인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가 오는 18일부터 사흘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개막한다. 우상혁은 대회 마지막날인 20일 열리는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한국 육상 새 역사를 쓸 각오다.
그동안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는 한국 팬들로부터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2012년 터키 이스탄불 대회에 나섰던 이연경(허들 여자 60) 이후 10년 만일 정도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 남자 100 기록(10초07) 보유자인 김국영(31·광주광역시청)도 60 경기에 초청장을 받았지만 국내 대회 일정 등의 문제로 출전을 포기해 우상혁 홀로 나선다.
이전까지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한국 선수의 최고 순위는 1995년 바르셀로나 대회 남자 400에서 손주일이 달성한 5위다. 우상혁은 이를 넘어서는 것뿐 아니라 내심 금메달까지도 노린다. 그도 그럴 것이 우상혁은 현재 2022시즌 남자 높이뛰기 세계 랭킹 1위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우상혁은 2월6일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236을 뛰어 자신이 도쿄올림픽에서 세운 한국기록을 바꾸더니, 2월16일 슬로바키아 반스카 비스트리차에서 열린 실내육상대회에서는 235를 넘어 우승했다.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235 이상을 성공한 선수는 우상혁뿐이다.
세계육상연맹도 이번 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과를 전망하며 우상혁을 우승 후보 1순위로 지목했다. 2m37의 기록으로 도쿄올림픽에서 ‘공동 금메달’을 수상했던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와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이 우상혁의 경쟁 상대지만 일단 바심은 이번 대회 출전하지 않는다. 여기에 탬베리는 올해 단 한 번도 공식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경기력에 물음표가 달린다. 우상혁이 선전을 펼치며 우승을 차지한다면 1996년 마라톤 이봉주의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이후 세계의 벽과 멀어져만 갔던 한국 육상이 다시 세계 정상권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된다.
우상혁은 이번 대회를 발판삼아 올해 여름과 가을에도 도전을 이어갈 태세다. 7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육상에서 실외 경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메달을 딴 선수는 경보 김현섭이 유일하다.
김현섭은 2011년 대구 대회 남자 20㎞에서 6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이후 도핑 재검사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된 선수가 3명이나 나오면서 뒤늦게 동메달을 수상했다. 우상혁이 올해 7월 유진에서 시상대에 서면 한국 육상 두 번째 세계육상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된다. 또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던 우상혁은 항저우에서 이진택(1998년 방콕·2002년 부산 우승) 이후 20년 만에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을 노린다.